빠설2009/07/22 15:25

소녀시대의 뮤뱅 2위와 팬들의 반응을 보면서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것은, 팬들은 팬 자신들을 제외한 전부가 가수에게 적대적이라고 느낀다는 사실이다. 이를테면 HOT나 신화 팬들이 활동 내내 '기획사 마저도 믿을 수 없다'는 심리를 가졌다. 특히 HOT팬들 같은 경우는 팬들을 제외한 모든 여론이 HOT에게 적대적이라는 의심증을 가지고 있었다. 이는 1세대 아이돌에 대한 기성세대 - 음악 팬들의 비판적 여론이 실제로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나, 그렇게 간단히 보기엔 또 팬들의 적대심이 너무 무서울 정도였다.

소녀시대 팬들 역시 마찬가지인데, 이들은 '드콘 침묵 사건' 이후 언론 매체 뿐 아니라 다른 팬덤에게도 무서울 정도의 적개감을 가지게 되었다. 심지어 같은 SM 계열 팬덤에게까지도! 여성 팬들 비율이 높은 베스티즈 같은 경우는 그런 경향이 좀 덜하긴 하지만(이들 중에서는 다른 SM 남자 아이돌 팬을 겸업하는 경우가 많다) DC 소갤 같은 곳은 그야말로 적개심으로 똘똘 뭉친 커뮤니티다.

그런데 이 적개심은 팬 고유의 것인가? '나와 당신' 이외의 모든 것은 우리의 사랑을 방해하는 것이라는 고전적인 연인들의 심리는 어떤가? 아이돌-팬 심리와 연애 심리의 유사성에 대해서는 좀 고민을 해봐야할 부분 같다.

 '왜냐하면 신자들끼리의, 국민들끼리의 놀라운 유대는 신과의 동일시/정체화를 매개로 한 서로에 대한 정념적 사랑에 기초하고 있는데, 이러한 사랑의 이면은 초월적인 신의 감시와 처벌에 대한 공포와 잠재적인 적으로서 이웃에 대한 일반화된 증오를 동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. '                 에티엔 발리바르, <스피노자와 정치>

 여기서 신자, 국민이라는 공동체를 팬덤으로 대체해 볼 수 있지 않을까? 팬덤은 아이돌과의 동일시를 매개로 한 정념적 사랑에 기초하고 있다. 그리고 이러한 팬심의 이면은 언제고 밝혀질 수 있는 아이돌의 변모에 대한 공포심과 - 이를테면 스캔들과 루머 - 잠재적 경쟁자/안티로서 다른 팬덤과 언론들에 대한 증오를 동반한다..
2009/07/22 15:25 2009/07/22 15:25
Posted by 프리스티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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